2017년 3월 3일 금요일

[네이비필드] 현 네이비필드 메타와 항모의 역할론



네필갤에 올렸던 글 복사임.






#1. 현 메타

현 메타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항모 메타'라고 볼 수 있음. 좀 더 정확히는 급폭항모 메타인데, 이게 전함들의 포텐셜이 줄어들어서가 아님. 과거 전함 5 / 항모 3으로 돌아가던 시절, 급폭기와 뇌격기의 데미지 버프가 있기 전만 해도 항모의 공격력은 전함을 잡아내기에는 확실히 모자랐고 (당시에 동발 12인 항모가 SD급뿐이었다는 걸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전투기의 연료량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에 항모는 공격기보다는 전투기를 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았음. 필연적으로 올전필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거지. 그러다가 공격기 버프를 받고 전투기 연료량 너프와 1택 강제 경험치 너프를 통해 올전필드는 많이 해소되게 된다.

그리고 대함방의 팀 당 함선 수 제한도 전함 6 / 항모 4 로 널널해졌고, 항모도 피방항모+ECV 추가로 동발 12대가 흔해지면서 항모의 공격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돼버렸음. 그래서 현재 대함방의 주요 구도는 전함들이 라인을 잡고 버티는 동안 항모들이 전함들 머가리를 깨부수고 라인에 구멍을 뚫는 형세로 가게 됨.






#2. 항모 메타가 된 이유?

항모 메타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항모의 영향력이 늘어났기 때문이지. 일단 대함방 풀방을 가정했을 때 항모 구성 비율이 전함의 60%에서 66%로 늘어났기 때문인 것도 있고, 항모들 자체의 공격력이 늘어났기 때문, 즉 동발 수가 늘었기 때문인 것도 있다. 하지만 전함 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친다.

전함 수가 늘어나서 항모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

항구전을 해본 게이들은 알 것이다. 한정된 공간에 전함이 너무 많이 포진하면 오히려 효율이 줄어든다. 서로 겹치고, 어쩌고 하다보면 상대의 공격에 대응하기가 힘들다. 현재의 대함방에서도 전함들끼리 서로 피하느라고 정신 없을 때가 많다. 위아래 라인에 4:2로 갈렸을 때 의외로 숫자가 더 많은 4쪽이 힘을 못 쓰는 것도 이런 이유다. 4:3보다 2:3이 더 힘들기 때문에, 위쪽은 숫자가 많은데도 뚫지 못하고 교착되어 있는데 아래쪽은 그 밀린 숫자 때문에 진작에 뚫려서 상대 전함이 돌격해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도 이런 점을 알고 있어서 남한 침공 시에 전 병력을 동시에 투입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는 잡소리고

여러분은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바텀라인에만 2명이 서는지 생각해본 적 없는가? 사실 롤은 게임 내에 여러 요소가 많아서 직선적으로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라인전에만 한정지어서 본다면, '2:2는 1:1보다 변수를 만들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롤 원딜들이 캐리력 부족하다고 징징대는 이유이기도 하지. 당연히 숫자가 많아질수록 어느 특정인의 영향력은 그에 따라서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무난하게 흘러간 봇 라인전은 어느 팀 정글러가 먼저 갱을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이것은 네이비필드에서도 마찬가지고, 이쪽은 3:3이어서 변수를 만들기가 더 힘들다. 롤의 정글러에 해당하는 건 바로 공격기 항모의 함재기. 즉, 어느 팀 항모가 먼저 급폭을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네필 라인전의 승패는 갈린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이 진행되고 후반에 접어들어 양측 함선의 수가 줄어들면, '전함 수가 늘었기 때문에 영향력이 오히려 줄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전함 1 항모 1 보다는 전함 2 쪽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항모는 자체적으로 갖는 지역 장악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쨌든 롤에 비유하자면, 지금 네필의 메타는 '캐리형 정글러 메타' 라고 볼 수 있다.





#3. 각 함선의 역할

역시 롤에 대입해서 각 함선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전함의 특징은? 든든한 몸빵(- 44 같은 예외도 있지만 어쨌든 항모나 잠삼 등에 비해서는 확실히 튼튼하다.), 무시할 수 없는 지속화력, 뛰어난 지역 장악능력. 전형적인 딜탱이다. 항모는 본체가 약하고 긴 사정거리와 강력한 순간딜을 갖췄으니 저격수형(= 제라스나 진 정도에 해당한다.)이고 잠삼은 은밀성과 접근 시 폭딜을 갖췄으니 암살자형 누커다. 중순 이하는 나머지 3함급의 하위호환이니 생략.

이상하게도 주요 3함급이 다 딜러 계통이다. 근데, 이 게임은 태생적으로 탱커는 없다. 없을 수밖에 없다. 탱커는 딜이 약하고 몸빵만 세다. 사실 딜러를 위협할 정도의 딜은 나오긴 하지만 어쨌든 약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도 무시하기 어려운 건(일단 딜러는 맞다보면 뒤지기 때문이고) 살려두면 행동을 방해받기 때문이다. 근데 네필에 행동을 방해할 수 있는 무언가는 기뢰 정도밖에 없다. 사실 이것도 잠재적인 딜을 바탕으로 협박하는 거지 묶어두고 그런 건 아니다. 피하면 그만이지. 어뢰도 마찬가지. 그래서 이 게임에 탱커는 없다. 뭔가 획기적인 게 없는 이상 맞아주는 것만 할 수 있는 함급은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영길리는 존나 처맞을 수 있지 않냐고? 딜탱인데 존나 딴딴한 것뿐이다. 전혀 딜이 안 나오는 애가 아닐텐데. 탱커 아님 얘는. 존나 딴딴할 뿐.

딜탱, 저격수, 암살자 이 세 부류가 서로를 노리고 있는 게임이 네필이다.





#4. 항모의 타게팅 우선 순위

그렇다면 저격수는 누굴 먼저 잡아야 하는가? 사실 정답은 정해져있다. 전함을 먼저 잡아야 한다. 위에서 전함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항모의 영향력이 강해진 것이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부연하자면 팀 당 전함 수가 늘면서 전함 플레이어 1명의 영향력은 줄어들었으나, 전함들 전체, 그러니까 전함 플레이어 6명 전체의 영향력은 인원수 적었던 예전 대함방의 전함 5명에 비해 꿇리지 않는다.) 항모로 적 전함 하나를 침몰시키거나 강한 피해를 줘서 라인에서 이탈시켜보면 확실히 알 수가 있다. 그 방향이 슬금슬금 적군 쪽으로 밀려들어가기 시작한다.

롤과 비교하자면 라인에서 갱 킬이 나오거나 집에 보내놓은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면 같은 라인에 있던 다른 라이너는 당연히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이 과정에서 타워를 부수는 등의 이득을 챙긴다. 비슷하게 네필은 땅따먹기 게임이라 라인을 밀어내는 것만으로도 이득이다. 전함들의 기동 공간이 제한되어서 교전 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때문이지. 정 적 함선을 못 찍겠으면 급폭기를 상대 머리 위에서 돌리기만 해도 적 전함들이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에 충분히 이득이다. 적군 정글러가 부시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걸 알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잘 피하면 되긴 되는데 삐끗하면 좃된다는 그런 느낌. 다만 그 지역에 대공함이 없고 투기가 안 날아올 때나 그렇게 해라. 둘 중 하나라도 있으면 빨리 찍고 다음 타 준비해야 된다.

어? 우리 팀 전함들은 5:6 만들어줘도 아무것도 못하던데?

사실 5:6은 그렇게까지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6척에서 5척이 되면 전함 수는 줄어들어서 최전선에서의 딜링과 탱킹은 확실히 떨어지지만, 전함 5척이면 여전히 유효하게 라인을 그을 수 있으며, 또 약간 과하다 싶게 밀집되는 6척에 비해서, 5척이 되면 기동공간이 어느 정도 확보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전력이 약해지지 않는다. 6척에서 5척이 될 때는 전함 수의 감소 라는 손해가 기동공간의 증가 라는 이득에 비해 그렇게까지 큰 손해는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5:6 정도로는 전함들이 움직이기에 좀 부담스럽다. 압박 주다가 카운터라도 맞으면 도로 5:5 되거나 5:4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땐 아군 전함들 보고 버티라고 하고 니가 킬을 하나 더 만들어내면 된다. 아군 전함이 별다른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4:6이 되었는데 그 상황을 못 써먹는다?

응 그 판은 뭘 해도 져. 포기해.

다만 타게팅 순위에 예외는 있는데, 상대 항모 중에 올전이 있는 경우다. 이때에는 올전을 먼저 찾아내서 잡도록 하자. 3분 정도를 넘기면서 중순 이하 함들과 양측의 떨거지 전함들이 정리되고 나면 전투기들이 본격적으로 공격기를 저지할 수 있게 된다. 그 이후에는 올급의 영향력이 극도로 감소한다. 니 머리 위를 덮은 투기들을 볼 수 있게 될 것.





#5.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함선이나 수병 세팅 등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신경 쓸 것이 많아서 그렇지 네필의 전투양상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다. 전함은 버티고 항모는 부수며 잠삼은 잠입한다. 이게 전부임. 우리 항모들의 문제는 '어디를 부술 것인가'이다. 크게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 1 : 우리 전력이 우위인 곳을 지원해서 돌파한다
* 2 : 우리 전력이 열세인 곳을 지원해서 버틴다
* 3 : 적의 후방을 기습한다

추상적으로 썼는데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우리 팀에 뀨뀨 아재가 있고 상대 팀에 엠브론 장군님이 있다. 그리고 그 둘이 서로 반대 라인에 서있다. 첫번째 전략은 뀨뀨 아조씨와 맞라인 선 상대들의 머리를 깨는 거고, 두번째 전략은 엠브론 장군을 찍는 거고, 세번째 전략은 적 항모를 잡는 거다. 이렇게 보면 좀 이해가 빠를까? 사실 이해하는가는 내 알 바 이니지. 어쨌든 각 전략에는 당연히 장단점이 있다.

첫번째 전략은 내가 선택한 아군이 잘하면 게임을 터뜨릴 수 있지만 못하면 터진다는 것, 두번째 전략은 내가 잡으려는 상대를 잡으면 게임을 터뜨리지만 못 잡으면 터진다는 것, 세번째 전략은 상대의 화력 손실을 강요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아군 전함이 녹을 것이라는 점. 게임 시작하기 전에 방에서 유저들을 대충 스캔해두고 함재기 뽑으면서 맵을 쭉 둘러보면서 각 전략의 리스크와 이득을 곰곰히 비교해봐야 한다.

정 생각하는 게 귀찮다면 아군 항모의 공격기를 따라가서 찍는 놈 마무리해주면 된다. 아무리 무력화됐어도 전함은 수리력이 좋으니 마무리 못하면 결국 전선으로 돌아온다. 항모도 본체가 살아만 있으면 함재기 컨에는 문제 없다. 그걸 마무리해주는 것만 해도 항모는 충분히 밥값 하는 거다. 특히 자체 화력으로 적을 일격에 박살내기 어려운 저차항모를 몰고 있을 때는 더더욱 이런 플레이를 해줘야 한다.





#6. 마무리

사실 거의 잡소리였는데, 지금 필드에 항모가 많아지는 이유는 사실 간단함. 더 이상은 전함을 키워서 필드 수준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 아닌데? 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네필 시스템 상 어빌과 수병 수, 사관 수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수병 능력치를 상승시키는데, 어빌과 수병 수는 수병 레벨에 비례해서 올라가니까, 러프하게 수병의 능력은 레벨의 제곱과 사관 수의 곱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음. 네필은 원체 레벨업이 쉽지 않은 게임이고 (물론 하드하게 하는 사람들은 몇 주 안에 만렙 찍고 그러긴 하는데 뉴비가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가뜩이나 VPN이나 가맹 피방 같은 것도 모를텐데.) 사관 수 늘리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전함을 키워서 전함을 따라가는 건 이미 꽤 힘든 일이 돼버렸음. 반면에 급폭항모는 급폭기 레벨만 따라가면 성능을 낼 수가 있음. 60~70만 돼도 필드에서 적절히 활약할 수 있는 항모가 되니까. 오히려 만렙 가까이 가봐야 딱히 기여도가 더 올라가진 않음. 평사 100이든 200이든 결국 다를 게 없다는 말임. 그래서 항모로 몰리는데, 정작 항모가 그렇게 쉬운 함종도 아님. 컨트롤의 압박이 덜한 대신에 맵을 넓게 보고 실시간 대로 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됨. (결국 롤 정글러나 마찬가지임. 게임 내 역할과 필요되는 능력치 자체가 엇비슷.)

전함은 사관이 부족하면 어택 쌓기 쉽지 않지만 항모는 사관을 늘린다고 어택량이 늘어나진 않지. 그래서 항모에 많이 몰리는 것.

그러니까 갓항모 하십쇼 여러분.














영급 야캐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